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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늘 먹은 된장에도 유전자 변형콩' "GMO 괴물" 먹으면 사람은 안전할까?
작성자 신환규 작성일 2007/07/06 조회수 4518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연구동 정문 앞. '환경스페셜'의 이강택 PD를 만났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얼굴은 까맣게 그을린데다 초췌해보였다. 그는 겸연쩍은 듯 "어제 영상편집 때문에 밤을 샜더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고 변명(?)했다.

"4월부터 준비한 게 이제서야 끝나네요. 영어원문으로 된 유전공학 자료를 읽는라고 어찌나 힘들었던지…."

이미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부터 'NA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등의 시의성 있고 파괴력 있는 '한 방'을 보여왔던 그가 이번에 준비한 것은 바로 '유전자조작식품' 바로 'GMO 식품'이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식품은 생산성 향상과 상품의 질 강화를 위해 본래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생산된 농산물이다.

질병에 강하고 소출량이 많아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GMO 식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인간에 무해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검증된 바가 없으며, GMO 품종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환경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런 위험성을 인정, 우리나라는 GMO 표시제를 사용하고 있다.

소가죽의 돼지, 양가죽의 소... 이건 '쥬라기 공원'



▲ 유전조작으로 만들어진 슈퍼연어. 신체나 장기의 기형이 나타난다  

ⓒ KBS

이강택 PD가 보고 온 GMO 식품의 세계는 어땠을까? 이 PD는 이를 '쥬라기공원'이라고 말했다. 소가죽을 한 돼지, 양가죽을 한 소, 모성이 제거된 닭 등 '목적'을 위해 변형된 '생명'들의 실상이 참혹했기 때문이다.

"연어를 성장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도록 변형을 시켜서 성장속도가 4배 이상 빠르고 크기도 10배에서 30배까지 큰 슈퍼연어를 만들었는데, 30배까지 성장하니깐 머리와 장기에 심한 기형이 발생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사람 입에 넣으라는 건지 걱정이 된다. 쥬라기공원이다. 공룡을 인간이 부활시켜놓고 호되게 당하는 것처럼."

이 PD는 인도의 농민들을 예로 들었다. 현재 인도는 미국의 '몬산토'사가 개발한 BT면화를 재배하고 있다. BT면화는 해충이 발생하지 않게 자체적으로 독성물질을 분비하도록 유전적으로 변형된 것. 하지만 이 면화를 먹은 양과 염소들은 절반이 죽어나가고 있다.

"양이랑 염소만 죽어나가는 게 아니다. BT면화가 분비하는 독성물질을 견디어내는 새로운 해충이 발생하고 작황도 그리 좋지 않다. 결국 농민들은 악순환을 견디지 못하고 한 해에만 수천명씩 자살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금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인간이 변형한 생명이 앙갚음을 하고 있는 셈. 이미 '광우병'의 사례에서 봤듯이 '효율'과 '이윤'만이 목적이 돼 생명을 다루게 될 때, 인간의 생명 역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를 수밖에 없다. 이 PD가 걱정하는 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광우병만 해도 처음 발생하고 10년 뒤,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발병 원인을 인정했다. GMO 식품이 유통된 지 이제 10년 정도 됐다.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안전망을 정부가 앞장서서 걷어내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PD는 정부의 이런 태도가 "다국적 기업이 자신의 잇속을 위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 유전자 조작이 된 목화씨  

ⓒ KBS

세계농업 장악한 몬산토는 '고엽제' 만들던 회사

"미국의 '몬산토'사가 대표적인 유전자조작식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연구인력이 1만2000명 정도 되는데다, 세계의 170여개 국가에 유전자조작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어떤 회사냐? '고엽제'를 만든 회사다. 신경가스와 같은 화학 무기를 생산하던 회사였다.

농업으로 사업분야를 전환한 '몬산토'사는 처음 보유하고 있던 화학기술을 가지고 강력한 제초제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국내에서는 '근사미'이라고 부르는 제초제인데, 이게 너무 세다. 푸른 색깔을 가진 것은 싸그리 죽인다. 결국 농민이 이것을 사용하는 용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몬산토'사는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서 이 제초제에도 죽지 않는 '콩'을 개발해냈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편한 일이었겠는가. 콩이 원래 다른 잡초에 약한 작물이라 다른 잡초들은 다 솎아내야만 했다. 그런데 그냥 제초제만 싹 뿌리면 만사 해결 아닌가."

앞서 언급한 인도의 BT면화를 개발한 것도 '몬산토'사다. '몬산토'사는 이 BT면화에 해충방지목적 조작만이 아니라 자생적인 종자 생산 기능도 제한시켜 매년 종자를 재구입케 하고 있다. 물론 특허권을 보유해 인도의 종자회사에게 꼬박꼬박 라이센스를 받아내고 있다.

이 PD는 "다국적 기업이 이런 전략과 동시에 정부에 로비를 계속해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규제를 걷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방영될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세계 축산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길'사와 유통, 종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몬산토'사 간 사실상 연합이 이뤄져 있다. 합작회사로 '레너젠'이란 곳도 설립했다. 몇몇 자본가가 세계의 먹을거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자본끼리의 연합만이 아니라 회사의 간부가 어느 순간 정부의 관료로 변신한다. 일종의 '회전문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농업 최고 통상관인 리차드 T. 크라우드는 현재 '몬산토' 계열사인 '디클렙'이라는 농업생명공학회사의 최고부사장으로 30개국의 수출을 담당했다.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도 과거 자신의 회사를 몬산토에 매각하면서 엄청난 이익을 거둬들이고 지금은 고문격으로 있다. 엄청난 정치 자금 로비와 함께 기업 인사들이 정부의 관료들로 진출하면서 이들의 이익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꾸려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WTO에서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생명공학분야의 지적재산권 보호 분야'이다."

"한미FTA 식품규제 완화는 정부의 의무를 저버린 것"



▲ 세계 170여개국으로 유전자변형식품을 수출하고 있는 몬산토의 홈페이지  

ⓒ 이경태

이 PD는 "이번 한미FTA에서 수용한 LMO 식품 규제 완화안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정부의 권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LMO(유전자 변형 유기생명체)는 바이오안정성의정서 3조에 따르면 "현대 생물공학을 이용하여 얻어진 새로운 유전물질의 조합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를 의미하고 GMO와 거의 동일한 개념이다.

정부는 이번 한미FTA에서 LMO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시키는 데 합의했다. 이 PD는 이를 "유전공학의 ABC를 모두 무시한 것"이라 지적했다.

"LMO간 교배되서 나온 후대교배종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인간의 유전자수가 2만5000여개다. 벼의 유전자수는 4만여개다. 유전자수가 적다고 해서 인간이 벼보다 열등한 생물인가? 결국 유전자는 각각 담당하는 기능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전자와의 관계 속에서 기능이 발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후대교배종은 또다른 유전자의 조합이다. 그 조합 안에 인간에게 해가 되는 조합이 있을 수도 있다."

또 그는 "국내에서 LMO 수입 때 별도 위해성 평가를 생략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목숨을 맡기는 행위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의 GMO 표시제는 구멍이 숭숭 나 있다. 가공품인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고 유통되는 바람에 이미 우리가 먹고 있는 간장·고추장·된장 등에도 유전자 변형 콩이 사용되고 있다. 또 EU의 경우는 유전자조작식품 사용비율이 0.9%만 넘어도 GMO 제품이라고 표시하는데, 우리나라는 3% 이상 되어야지만 표시한다. 결국 시민들만 아무것도 모른 채 유전자조작식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한미FTA를 진행하면서,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넘기면서 과연 누구에게 그 과정을 공개했나"며 "결국 사태가 발생하면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일을 지금 정부가 벌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0년 몬트리올 생물다양성협약 특별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바이오안정성 의정서'에 서명하고 국내 이행법인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를 2001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하지만 이번 한미FTA 협정이 체결되면서 법안 통과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망가져 가는 '사회학적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이 PD는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이 문제의 심각함을 어서 빨리 깨닫고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국적 자본이 날뛰는 세계화 시대라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자본의 힘은 일상 생활에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일상을 자본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먹는 문제는 하루라도 거를 수는 없는데 그것을 자본이 장악하려고 하지 않느냐. 어서 빨리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각계의 세력이 연대해서 이런 시스템을 변혁해야 한다."

열변을 토한 이 PD는 답답한 지 담배를 하나 빼물었다.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이렇게 고된 작업을 왜 하는지 물어봤다.

"이런 세계에서 인간이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나 있을까 걱정이다. '생물학적 생태계'만이 아니라 '사회학적 생태계'도 망가져가고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고되지만 의미있는 작업이다. 혹시라도 이런 상황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를 보게 된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될 것 아닌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고자 한다."

이강택 PD가 준비한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조작 식품', 환경스페셜 313회는 7월 4일 밤 10시 KBS1TV에서 방영한다.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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